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일궈낸 처절한 결과물 때문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냉철하게 성찰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논의가 진행되면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내란죄가 언급되는 현실은 참으로 통탄스럽다. 외세의 침략이 아닌,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리더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근본적인 가치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이러한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나라의 근간 자체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최고의 자리에서, ‘계몽’이란 명목으로 계엄령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계엄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사회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극단적인 조치이다. 이를 ‘계몽령’이라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엘리트주의에 빠진 일부 집단의 오만과 독선이 만연하다. ‘공부만 잘하고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천박한 가치관은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외면하게 만든다. 역사 의식과 철학, 민족 정신은 단순한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깊은 성찰을 통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 교육의 부재는 국가관과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실패했으며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현재의 혼란스러운 정국은 물질 만능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작동되어 ‘괴물’을 만들어 냈고, 정의와 상식,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이제라도 미래 세대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어떤 가치관을 심어줄 것인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
과거에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덕목과 예의범절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과 같은 유교적 가치는 우리 민족 정신의 근간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며 이러한 전통적 가치를 소홀히 여겨왔다. 조상에 대한 존경심, 공동체 의식,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 등 소중한 가치들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놀라운 국민적 단합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던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가! 붉은 악마의 열정적 기상, 질서정연한 거리 응원 문화, 자원봉사 참여 등은 전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K-문화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우리의 긍정적 국민성은 여전히 홍익의 정신으로 우리 내면에 살아 있으며, 잠재된 찬란한 민족성과 국민성을 다시금 일깨워야 할 때가 왔다.
혼란한 세상에서 진실을 꿰뚫어 보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나만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과 균형 잡힌 사고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우리는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에게 계속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물질적 풍요보다 더욱 소중한 가치를 물려주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올바른 역사 교육’과 ‘찬란한 문화 전승’이다. 우리 역사와 문화, 전통 속의 지혜와 가치를 가르치고,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심어줘야 한다. 성숙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제 어른 세대가 이러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근본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오늘도 천막농성으로, 길거리로 피켓을 들고 나아간다. 괴물의 모습이 드러났으니 썩은 피와 더러운 종기를 제거하고, 그곳에 새살과 건강한 피가 차오르기를 바란다. “괴물”은 “괴물”일 뿐! 우리의 실수가 “다시 대한민국”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