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별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 지형이 수도권 중심에서 남부권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전라남도가 전력·용수·재생에너지 등 준비된 기반을 앞세워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에 본격 나섰다.
지난 1월 29일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과 산업 인프라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전남도는 이를 계기로 수도권 일극 구조를 넘어서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의 핵심 거점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법은 반도체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전력·용수·도로 등 산업 기반시설을 국가와 지자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예비타당성조사 우선 선정·면제 특례와 대통령 직속 전담기구 설치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낼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전남·광주가 반도체 허브로 주목받는 배경은 전력과 용수 확보 여건에서 수도권과 구조적으로 다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팹 6기를 가동하려면 하루 107만 톤의 용수와 9.3GW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수도권의 용수 여유분은 0.9%에 불과하고 전력 공급 역시 송전망 포화로 한계에 직면했다. 재생에너지 100(RE100) 요구까지 고려하면, 수도권 입지는 기업 입장에서 부담 요인이다.
반면 전남 서부권은 영암호·금호호·영산강호 등을 통해 하루 130만 톤 이상의 용수 공급이 가능하고, 전남·광주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해상풍력 확충을 통해 17.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요구하는 ‘전력·용수·RE100’ 3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전남·광주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전남도는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광주시와 함께 전남·광주를 하나의 초광역 산업권으로 묶는 ‘반도체 삼축 클러스터’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광주권은 인재와 연구개발 중심지로, 전남 서부권은 대규모 전력·용수를 기반으로 한 생산 거점으로, 동부권은 소부장과 미래 융합산업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상이다.
이는 설계–제조–소부장을 하나의 초광역 권역에서 완성하는 남부권형 반도체 생태계 모델로, 수도권과는 다른 전략적 방향이다.
전남도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용역’을 추진해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국가 지정과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한 종합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용역은 2026년 상반기 착수를 목표로 한다.
김기홍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반도체 특별법은 전남이 광주와 함께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거점으로 도약할 제도적 토대”라며 “RE100 국가산단과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 미래첨단 국가산단을 연계한 ‘삼축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인구 400만 전남광주특별시로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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